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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한번 알아볼까?

◈악기 Introduction

by ♣Icarus 2020. 2. 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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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은 안족(기러기발) 위에 음 높이 순으로 얹은 열두 줄을 맨손으로 뜯고 튕겨서 소리를 내는 치터류의 발현(줄 뜯음)악기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가야금이란?,가야금의 종류(풍류가야금,산조가야금,개량가야금),가야금 관련 악기(정,고토,야탁,단짜인) 등 악기 '가야금' 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야금이란?


가야금(伽倻琴)은 길고 넓적한 몸통(공명통) 위에 안족(雁足, 기러기발, movable frets)이라는 열두 개의 줄 받침을 올리고 그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열두 줄을 하나 씩 음 높이 순으로 얹은 현악기로.....각 줄을 오른손 손가락으로 뜯고 튕겨서 소리 냅니다. 이때 왼손은 안족의 왼편을 짚고 누르거나 떨어서 꺾는 음(퇴성, 退聲), 미는 음(추성, 推聲), 떠는 음(요성, 搖聲) 등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를 농현(弄絃)이라고 합니다.(농현의 숙련도와 미세한 차이에 따라 가야금 연주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팔음(八音) 중 사부(絲部), 즉 명주실을 주재료로 하는 악기이고, 한반도의 고유 음악인 향악(鄕樂)의 연주에 사용되는 향부(鄕部)악기인데요. 동아시아의 친척 악기로 중국의 정(筝, Zheng), 일본의 고토(箏, Koto), 몽골의 야탁(Yatga), 베트남의 단짜인(Đan tranh) 등이 있고.....이들 친척 악기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의 가야금은 철사나 나일론 줄을 사용하기보다는 전통적인 명주실 재질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왼손의 농현이 발달한 점이 특징입니다.


전통적인 가야금은 크게 정악용과 민속악용으로 나누어지고.....20세기 중반부터는 다양한 방식의 개량 가야금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일부는 표준 가야금으로 정착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가야금


⊙풍류가야금(법금)


풍류가야금(風流伽倻琴)은 법금(法琴: ‘정식 가야금’ 이라는 뜻) 또는 정악가야금(正樂伽倻琴)이라고도 하며 가장 기본적이면서 오래된 형태의 가야금인데.....궁중과 풍류방의 음악인 정악(正樂)은 이 풍류 가야금으로 연주하였습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나 고려부터 조선 초기까지의 문헌들에 언급된 가야금, 신라 토우(土偶)나 그릇 장식들에 묘사된 가야금, 일본 쇼소인(正倉院)에 ‘시라기고토’(新羅琴, 신라금)라는 이름으로 보관된 가야금 등은 모두 이 가야금입니다.


풍류 가야금의 몸통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잘라서 나무의 속을 나룻배(船)처럼 파내어 만드는데.....길이 약 162cm, 너비 약 28cm로 산조 가야금에 비해 몸통이 크고, 줄이 굵고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넓다. 명주실로 만든 줄을 사용하며, 산조 가야금보다 음역대가 낮고 음량이 큽니다.(풍류가야금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문헌도 많이 찾아보았던 악기임.) 




⊙산조가야금


기악 독주곡인 산조(散調)를 비롯하여 민요‧병창‧시나위 등의 민속악 연주에 두루 사용되는 가야금인데.....서울 외 지역에서는 본래 정악곡인 풍류곡(일명 향제줄풍류)도 산조가야금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조가야금은 민간에서 수백 년 전부터 사용되었을 것이나, 문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민속악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19세기 후반, 특히 가야금 산조가 유행하면서 부터이고.....현재는 창작곡 연주에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산조가야금은 민속악 연주에 정말 잘 어울리는 악기인 것 같음.)


산조가야금은 풍류가야금과 달리 양이두가 없고.....몸통은 앞판(위판)과 뒤판(아래판)을 따로 제작해 붙여서 속을 비운 형태로 만듭니다. 길이 약 144cm, 너비 약 20cm로 크기가 작고 줄 사이의 간격도 좁아 빠른 음악을 연주하기에 적당하며.....역시 명주실로 만든 현을 사용합니다.




⊙개량가야금


가야금의 줄 수와 재질, 현 얹는 법, 공명통의 구조, 음역과 음량 등을 개선한 다양한 개량 가야금들이 20세기 중반부터 나오고 있고.....지금도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필자 개인적으로 과연 얼마나 더 획기적인 가야금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중.)


개량된 가야금들은 창작곡 연주에 주로 사용되는데.....줄의 수에 따라 13현, 15현, 17현, 18현, 21현, 22현, 23현, 25현 가야금 등 다양한 가야금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렇게 줄 수를 늘려 만든 개량 가야금에는 명주실에 비해 내구성이 좋은 폴리에스터 줄을 사용합니다. 철로 만든 줄을 사용하여 음색에 변화를 준 철가야금이나 음역에 변화를 준 고음가야금과 저음가야금 등이 제작되기도 하였고.....가장 최근에는 전자 칩을 부착한 가야금도 제작되는 등 매우 다양한 개발이 시도되었습니다. 그중 쓰임새와 사용 빈도 측면에서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개량 가야금은 25현 가야금(25현금)이며.....오늘날 가야금 전문 연주자들은 전통적인 풍류가야금과 산조가야금에 더하여 25현 가야금까지 모두 세 대의 가야금을 갖추고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




◈가야금 관련 악기


가야금처럼 상자 모양 공명통이 있는 치터 류 발현악기(줄뜯음악기)는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달하였습니다. 한국 이웃나라의 가야금 친척 악기로 중국의 정, 일본의 고토, 몽골의 야탁, 베트남의 단짜인 등이 있는데요.


⊙정(箏, Zheng)


정(한국에서는 ‘쟁’ 이라고 읽는다)은 중국의 발현악기인데.....길이 약 120cm, 너비 약 30cm이며, 가야금보다 음역이 높습니다. 줄 수는 고대에는 5 ~ 12 줄이었으나 당(唐, 618 ~ 907)나라 시대부터는 13 줄, 이후 차츰 늘어나 18세기부터는 16줄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줄의 재질은 본래 명주실이었으나 20세기 들어 나일론 줄을 사용하고 줄의 수도 21 ~ 49 줄까지로 다양화하였고.....현재는 21현 정이 주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오른손 엄지부터 무명지까지 네 손가락의 손톱으로, 또는 가 조각(假爪角: 뿔로 만든 가짜 손톱)을 끼고 줄을 뜯어 소리 내며, 왼손으로 농현합니다.(개인적으로 정은 과거 명주실 이었을 때가 더 좋았다고 생각함.)




⊙고토(箏, こと, Koto)


일본의 고토는 한자로 드물게 ‘瑟’(한국에서는 ‘슬’이라고 읽는다)로도 씁니다. 나라(奈良)시대(710 ~ 794)에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쟁이 토착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줄의 재질은 가야금과 같은 명주실이고, 줄의 수는 13줄이며, 대륙 계 궁중음악인 가가쿠(雅樂) 합주에 주로 사용되다가 에도(江戶)시대(1603 ~ 1868)부터 독주악기로 애호되기 시작하여 여러 류하(流派, 유파)로 발전하였습니다.




전통 고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가가쿠용 고토는 ‘가쿠소’(樂箏)라 하여, 길이 약 190cm이며 오른손 손가락에 쓰메(爪)라는 대나무 골무를 끼고 악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연주합니다. 일본계 음악인 호가쿠(邦楽)용 고토는 ‘조쿠소’(俗箏)라 하여, 지(柱: 안족에 해당)와 쓰메를 모두 상아로 만들고.....악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연주합니다. 가야금처럼 17현, 20현, 21현, 25현, 30현 등의 개량 고토가 있습니다.(필자 개인적으로는 호가쿠용 고토를 더 선호함.)


⊙야탁(ятга, Yatga)


몽골의 야탁도 중국의 ‘정’에서 유래한 발현 악기인데.....13세기 원(元)나라 세조(世祖), 즉 쿠빌라이 칸(Khubilai Khan)이 특히 좋아했던 악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통 야탁은 몸통 단면이 직사각형 형태이며 줄의 수는 10 ~ 14줄이고, 가야금처럼 맨 손가락으로 줄을 뜯으며 연주 합니다.




19세기 중국 청(淸)나라의 억압, 20세기 몽골의 사회주의화 및 중국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몽골 전통문화가 손실되면서 야탁의 전승도 끊겼습니다. 그러나 이를 안타깝게 여긴 몽골어문학자 뱜빙 린칭이 한국의 가야금을 참고해 몽골 야탁 악기와 연주를 복원하자고 제안하면서 야탁이 부활하게 되었습니다.(몽골 악기사에 뱜빙 린칭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함.)


1956년 북한 김일성이 몽골을 공식 방문함으로써 두 나라 간 교류가 긴밀해졌고.....이를 배경으로 북한의 가야금 연주자 김종암이 몽골 정부의 초청을 받아 몽골음악무용학교에서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야탁을 가르쳤습니다. 당시는 야탁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몽골에도 없었으므로 한동안은 북한의 가야금이나 중국의 정으로 연주하였습니다. 복원된 몽골의 야탁은 외형은 물론 연주 자세와 주법까지 북한의 가야금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다만, 중국 영토인 네이멍구(內蒙古)지역의 야탁 주법은 중국의 정 주법과 유사합니다.


⊙단짜인(Đàn tranh)


‘단’(Đan)은 베트남어로 ‘현악기’ 라는 뜻인데요. 베트남의 단짜인도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며.....몸통 길이 약 108cm이며, ‘냔’(Nhan)이라는 철사 줄을 안족 위에 얹었습니다. 전통 단짜인은 16현 악기였으나, 현재는 조바꿈이 쉽도록 줄을 하나 더한 17현 단짜인이 가장 널리 연주되며, 19현, 21현, 22현, 24현, 25현 단짜인도 있습니다. 연주법은 오른손의 손톱을 사용하거나 손가락에 금속 가조각을 끼고 줄을 뜯으며 왼손으로 농현합니다.




단짜인은 한국의 가야금처럼 베트남 궁중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널리 연주되던 악기이며.....베트남 전역에서 사용하였지만 지역마다 독자적인 전통과 스타일이 발전하였고.....기교적인 독주곡 및 실내악 연주, 음악극과 성악의 반주 외에 근래에는 대중음악이나 서양 고전음악, 재즈 등에서도 연주합니다.(단짜인은 베트남에서 상당히 대중적인 전통 악기로 필자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가서 직접 연주를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은 악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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